서초구 ‘메이플자이’ 방 한 칸 140만원 하숙도 등장

20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전날인 19일 기준 2만1987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만28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6.8% 급감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전세매물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성북구는 1년 전 1089건에서 154건으로 매물이 85.9%나 쪼그라들었다.
이어 관악구가 807건에서 255건으로 72.2% 줄어든 것을 비롯, 광진구(–66.5%·946→317건), 강동구 (–63.5%·3479→1167건), 은평구(–63.5%·720→263건), 동대문구(–62.9%·1067→597건), 노원구(–59.5%·1419→575건) 등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든 데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주택 매매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사실상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불가능해졌다.
전반적인 전세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계속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게 되면서 전세 매물 잠김은 심화하는 모습이다.

월세 계약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6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46% 수준이었으나 불과 3년 만에 전세 계약 비중을 앞질렀다.
가뜩이나 전세사기 여파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전세시장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월세로 밀려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이 때문에 월세 부담도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45로 한 달 전(102.80) 대비 0.6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10만원)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월 임대료가 1000만원 안팎인 고액 월세도 흔해졌다. 지난 6일 서초구 방배동 소재 ‘롯데캐슬포레스트’ 전용 239㎡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000만원에 월세 계약을 맺었다.
반포동 일원 ‘반포힐스테이스’ 전용 155㎡는 이달 13일 보증금 3000만원, 월 980만원에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말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84㎡는 보증금 1억원, 월 11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시장 과열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도 등장했다. 최근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59㎡ 집주인은 3평 남짓 방 한 칸을 보증금 3000만원, 월 140만원에 ‘동거형 임대’로 매물을 등록해 화제가 됐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이곳 단지 전용 84㎡ 방 한 칸이 보증금 5000만원, 월 70만원에 월세로 나왔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임대차시장 내 전세 비중이 컸으나 전세사기 여파 속 정부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몇 년간 월세가 임대시장의 주된 거래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며 “임대료 상승세도 장기화하면서 집주인도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임대차 시장 분위기가 너무 급격하게 월세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무주택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단기에 불어나고 이로 인해 향후 내 집 마련의 기회에서도 멀어지게 된다는 점”이라며 “공급은 그대로인데 전세 위축, 월세 확대로 시장이 재편되는 건 정부가 목표하는 주거 안정과도 거리가 멀어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