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 지을수록 '빚'… 정부도 외면한 공공임대] (2) 미친 경쟁률 이면엔 공실로 수백억 혈세 낭비
[편집자주]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정부의 외면으로 '빚덩이' 주범이 되고 있다. 공공임대 공급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공약이 돼 왔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정작 정부의 지원비율은 떨어지고 지난해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
LH의 공공임대 계획사업비는 연평균
12%씩 뛰는데 비해 정부 지원단가는 4% 인상에 그쳤다. 이처럼 정부의 부족한 지원에
LH는 빚만 늘고 있다. 국민임대주택 한 채당 평균 건설비는 정해져 있지만 정부 출자금을 제외한 금액은 결국
LH 부채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LH에 빚을 줄일 것을 명령했다.
LH는 부채 감소의 방법으로 매입임대사업 축소를 선택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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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4조4106억원(2022년 기준)의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의 구조적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사진은 LH 오리사옥 /사진=뉴스1 |
◆기사 게재 순서
(1) 임대주택 한 채 지으면
'7000만원' 손실…
LH가 망하는 이유
(2) "입주 포기할게요"… LH 공공임대, 100채당 '27채' 빈집
(3) '공공' 기관인데 왜 돈을 벌어야 하지?
과천지식정보타운 통합공공임대주택 600가구 공급에 1만3137명 신청해 청약 경쟁률 22대 1.
올 1~7월 전세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5만5254건 가운데 계약 건수 2만2311건 계약률 40.4%.
한해
24조
4106억원(
2022년 기준)의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 공공임대주택의 구조적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지적됐다. 최근 5년간
LH 공공임대 재고는 연평균
3.3% 증가했으나
90일 이상 공실로 외면받은 주택 수는 연평균
26.6%에 달했다.
공공임대 공급정책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권마다 주요 공약이자 어젠다로 떠올랐지만 공급 목표 달성에만 급급한 정량적 실적 평가 방식과 수요자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부채 감축 압력까지 총체적 난국이란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수요 추정 모델을 개발하고 입지 평가 기준을 개선하는 등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전세임대 어렵게 당첨됐더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평택갑)이 공개한
LH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전세임대주택 입주자로 선정된 5만
5254건 가운데 실제 계약이 성사된 건은 2만
2311건으로 계약률이
40.4%에 불과했다.
2005년 도입된 전세임대주택 제도는 지원 대상자가 입주를 희망하는 주택을 직접 찾아
LH에 계약을 의뢰하고
LH가 해당 주택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임대하는 공공사업이다.
지원 대상자는 전세지원금 가운데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의 연
1~2%를 이자로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 '지원 한도'로 인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수도권 전세임대 지원 한도는 ▲일반 유형 1억
2000만원 ▲청년 유형 1인 1억
2000만원 ▲청년 유형 2인 1억
5000만원 ▲청년 유형 3인 이상 2억원 ▲신혼부부Ⅰ 1억
3500만원 ▲신혼부부Ⅱ 2억
4000만원 ▲다자녀 유형 1억
3500만원 등이다.
전세금이
LH의 지원 한도를 초과해도 입주자가 부담할 수 있는 경우 입주가 가능하다. 다만 전세금 총액은 가구당 지원 한도의
150% 이내(셰어형
200%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이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7709만원, 수도권 전체는 4억
6853만원이다. 지원 한도와 차이가 너무 커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서울 단독주택(3억
9813만원) 연립주택(2억
5294만원) 등도 마찬가지다. 현재
LH는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부처와 협의해 전세임대 지원 한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LH 공실 손해만 '368억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공공임대도 3만
2038가구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급급하고 좁은 면적, 비선호 입지 등 실수요자가 원하는 조건을 외면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공실로 인한
LH 손실은 연간 기준 약
368억원으로 추정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을)실 조사 결과 6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건설임대)는 3만
2038가구(
3.5%)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연도별 공실 수와 공실률은 ▲
2018년
9412가구(
1.2%) ▲
2019년 1만
3250가구(
1.6%) ▲
2020년 2만
224가구(
2.3%) ▲
2021년 2만
8324가구(
3.1%) 등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8119가구, 충남
3420가구, 충북
3167가구 등의 순으로 많았다. 충남과 충북은 공실률이 각각
7.9%,
6.9%로 평균을 웃돌았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인천도 6개월 이상 공실 수가
419가구,
1281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전문적인 수요조사 없이 공급 물량 늘리기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지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좁은 면적으로 지목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미임대기간이 긴 공공임대 단지를 조사한 결과 전용면적이 작은 경우 장기 미임대율이 높았다. 특히 전용면적
16~36㎡의 소형 위주로 공급된 행복주택의 미임대율이 가장 높았다.
장기 공실률이 높은 공공임대 단지를 보면 충북 청주효성2차
44가구(
37.6%) 충남 대전산야
109가구(
17.5%) 등은 2년 이상 공실 상태다. 경남 김해율하2 행복주택도
213가구가 장기 공실로 남아있다.
수도권도 사정이 낫지는 않다. 경기 남양주 별내
A1-2, 장현5지구2블록 행복주택은 각각
104가구와
41가구가 2년 이상 빈집이다. 공공임대 공실로 인해 발생하는 임대료 손실과 관리비는
LH가 떠안아야 한다.
LH 재정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다. 경제성장으로 주거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조건을 법으로 정한 '최저주거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게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공공임대 문제에 대해 "정부가 최저주거기준을 너무 낮게 만들어 놓아 해당 기준에 맞춰서 집들이 작게 지어진 것"이라면서 "이를 유도주거기준(국민의 주거 수준 향상을 유도하는 지표)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다.